공리주의 관점에서의 권리

공리주의자도 종종 ‘권리’라는 표현을 쓰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이들이 말하는 권리와 의무론에서 말하는 권리는 다르다.

예를 들어 피터 싱어는 동물권 운동가로 유명하지만 엄밀하게 따지자면 그의 이론은 동물권에 기반을 두고 있지 않다. 싱어의 주장 중 어쩌면 가장 중요하지만 종종 간과되는 면이다. 싱어는 동물에게건 인간에게건 태어나면서 자동적으로 주어지는 자연권 같은 건 없다고 말한다. 공리주의자인 싱어에게 있어서 ‘동물 혹은 인간에게 자연권이 존재한다’는 말은 해당 동물이 고통을 느낄 수 있거나 쾌락을 느낄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그로 인해 이익 또는 관심사interests를 갖는다는 말을 편의상 짧게 표현하는 것에 불과하다. 싱어는 권리라는 개념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당장 동물에 대한 모든 종류의 학대를 멈춰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그런 이유에서 “동물 해방 운동animal liberation movement”과 “동물권 운동animal rights movement”을 구분해서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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